매년 영농철이 시작되면 농업인들의 마음은 바빠진다. 혹여나 제 때 모내기를 못하진 않을까 주변에서 못자리를 서두르면 덩달아 마음은 조급해진다. 그런 이유일까? 농업현장을 둘러보면 우리지역 농업인들의 못자리 설치시기가 점점 빨라진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물론 농업인들 저마다의 사정으로 못자리 설치를 늦출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다만 빠른 못자리, 더 나아가 빠른 모내기의 문제점을 농업인들이 크게 공감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
빠른 모내기에 따른 문제는 첫째로, 초기 낮은 온도로 냉해 피해를 받거나 생육이 지연되는 것이고, 그것보다 더한 문제는 이삭패는 시기가 빨라져 고온에서 벼가 익어, 호흡증가로 인해 수량감소는 물론 금간쌀(동할미) 비율이 늘어나 미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벼가 익기에 알맞은 온도는 22℃ 전후인데, 너무 일찍 이삭이 팬다면 벼는 24℃ 이상에서 익게 되는 결과가 나온다. 우리지역 같은 경우에는 5월 15일에서 5월 20일 사이에 모내기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얘기하는 이유이다.
매년 쌀 소비량이 줄어든다는 뉴스를 종종 접한다. 앞으로 점점 쌀 팔기가 어려워진다는 전망이 쉽게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올해부터 쌀등급 표시를 의무화한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우리지역 농업인들도 고품질 쌀 외에는 앞으로 점점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올해부터라도 알맞은 때 못자리·모내기를 하여 고품질 오대쌀의 명성을 이어나가길 기대해 본다.